2008년 1월 7일 월요일

"요즘 애들은 몰라요"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버르장머리 없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요즘 애들은 몰라!" 하면서 마땅치 않아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떠들어도, 지하철에서 모비일 폰에 대고 떠들어도, 어린 여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 믈어도, 행인들의 불편을 아랑곳 하지 않고 길을 막고 제멋대로 놀아도, 명절에 어른들에 인사를 하지 않아도, 식당에서 테이블 사이를 뛰면서 떠들어도 그냥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몰라" 라고만 한다. 그렇게 체념하 듯 말하면서 청소년들을 가르쳐 주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막상 가르쳐 줄려고 나섰다 망신을 당하는 것이 두렵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타이르려고 나섰다 오히려 폭행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아이들 뿐만이 아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요즘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것을 가끔 본다. 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상급학교 입시 준비에만 올인하고 있으니 인성교육이나 예의 범절 교육과목 교과서는 이제 박물관에도 장서로 있을지 말지하고 고서점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한심하다.

지난 연말 신호를 보고 차도를 건너는데 검정색 그랜져 승용차가 보행자 건널목으로 삐질삐질 내앞으로 코를 밀어오고 있는 게 아니가?  손가락으로 신호등을 가르키면 신호등이 안 보이느냐고 말하고는 그냥 차량 앞을 지나 건널목을 다 건넜는데 뒤에서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나한테 뭐라고 한다. 가던 걸음을 멈춰 뭐라고 하나 들어보니 나한테 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차로 닥아가기 위해 몸을 돌려 한발짝 내밀자 그 운전자는 뺑소니 치듯 달아 났다.


십여년전 어느 날 이른 아침 출근 길에 고려대학교를 다니는 아들을 차에 태우고 가다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어 정지선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옆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가고 있는 것을 보고 뒤에서 경적을 울렸다. 이것을 본 아들이 하는 말이 "아빠, 그러지 마세요. 그러다 괜히 맞아요."

이렇게 요즘 애들 뿐만아니고 요즘 사람들 모두가 모른다. 예의를 모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식이다. 염치도 없다. 그래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부모는 입시공부에만 온 신경을 다 쓴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일류학교 입학을 많이해야 좋은 학교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 가르치려 들다 다칠까 무섭다. 부모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다. 모른다. 이런 사회를 누군가 바꾸어야 한다. 바꾸지 못하면 바꾸는 작업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이것도 새 정부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데 이런것 까지 요구하느냐고 짜증 낼지도 모른다. 역시, 가정에서 부모가 시작해야 한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에도 역점을 두고, 그리고 언론이 바른사회를 만드는데 앞장 서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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