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1일 화요일

8월의 마지막 산행

8월의 마지막 날.. 그동안 가을 장마로 산에 가지 못한 것 같지만 8월들어 산에 다섯번 갔으니 연초에 마음 먹었던 계획을 꽤나 열심히 이행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관악산 두번(8/4, 8/14), 설악산 울산바위(8/10), 청계산(8/22) 그리고 오늘 북한산 자락의 원효봉이니 등산의 질보다는 그냥 다섯번 산에 갔었으니 그것으로 자위한다.

 

저녁 늦게나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일단 안심하고 집을 나서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북한산성 주차장으로 갔다. 화요일이라서 주차장은 빈자리가 많이 눈에 띈다.

I thought I seldom went to mountains this month due to frequent raining but I soon realize that I trekked mountain trails 5 times including today's hiking only in August which is good enongh for me.

계곡의 식당을 철수하여 주차장 옆으로 이주해 오는 식당들의 건축 공사가 아직도 한참이다. 건축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보기 흉한 계곡의 가건물에 비하면 이거라도 어디야?

The ugly looking cafes and restaurants in the valley are being demolished to move down here. I am not satisfied with the architecture designs but with only having them moved down here makes me feel better than keep seeing them up in the valley.  

 

지난 번 와 본 후로 그 동안 얼마나 철거공사 진전됐을까 궁금했다. 늘 하던대로 계곡탐방길로 들어서는데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공사 안내판이 버티고 서있다. 굴삭기 작업이 보인다. 할 수 없이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대서문을 통하는 포장길로 걸어 올라 가지 시작...

I was curious about the progress of this project since my last visit. To witness the sites I was trying to take the trail that I used to take but it was closed due to men-working along the stream and I had to detour to the sites.

포장길을 타고 대서문을 통하는 길을 걸어 올라가는데 어떤 외국인이 혼자 올라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Hi! 혼자 왔니? (이건 뭥미?  어느 CF에서 나오는 대사 같네 ㅋ) 혼자란다. 어디 가냐고 물으니 백운대 간다고... 나는 북한산 국립공원 정비사업으로 보기 흉한 식당을 철거하는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산진찍으러 왔다고 얘기하는 사이에 어느새 대남문과 백운대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 그와  헤여졌다.

When I walked along the paved way not the trail along the stream in the valley that I normally take, I saw a foreiner was coming up alone. I said 'Hi' to him. 'Are you by yourself?' He said 'Yes' He told me he is heading for Baegundae. I said to him that I am recording the progress of the project of restoring the valley of national park and I have come here to take  pictures of the sites.

국령사 입구까지 음식점이 얼마나 철거되었는지 확인 촬영하며 올라갔다. 지난번 왔을 때 보다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약간은 실망을... 하지만 이미 철거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변화지!

I took pictures all the sites of ugly restaurants along the stream up to the entrance of a temple. They were supposed to be torn down and removed by now but I was disappointed to see not much changes since my last visit.

다시 갈림길에 내려와 백운대로 갈까하며 내려오는데 조금 아까 헤여진 그가 올라온 길로 되돌아가는지 뒷모습이 보인다. "앤드류~! What's up?"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니 백운대 말고 원효봉 가려고 북한산성 입구까지 갈 생각이라고.. 쯧쯔... "그리지 말고 백운대 올라가는 길에서 원효봉으로 가는 갈림 길이 있으니 거기까지 같이 가자. 내가 길 알으켜 줄테니.." 해서 둘은 다시 길동무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컨디션이 지난 번 같지 않아 걷는데 엉치뼈에 통증이 고통스럽다. 내가 천천히 갈테니 먼저 올라가라 해도 기다리며 보조를 맞춘다. 고마운 친구..

There was a funny coincidence. When I came down to the place where Andrew and I had parted less than half an hour ago, Andrew came into my sight who seemed to be going a wrong way. I called 'Andrew! What's up?' He said he wanted to go to Wonhyobong and he was going down to a starting point of the trail that he knows. So I decided to guide him to the trail that leads to Wonhyobong which is on the way to Baegundae.

 

에잇! 나도 엉치가 아픈데 백운대까지 가지말고 원효봉을 올라가던가 통증이 더하면 중간에서 내려오자고 마음먹고 같이 가자며 쉬엄쉬엄 오르기 시작한다.

On the way to Wonhyobong trail a pain on my right hip was growing and I was afraid that I may have to give up trekking so I had to slow down.

 

그 친구와 올라가면서 신상 조사를 했다. 서울 사나? 어디서 왔는데..? 호주 브리스번서 왔으며 엔지니어로 GS사의 프로젝트와 관련한 사우디 회사에 엔지니어로 한국에서 일년 반 동안 근무했고 중동으로 돌아갔다는 것. 모레 사우디로 간다고 했다. 이번 출장으로 서울에 와서 삼일간 서울에 머무는데 이틀을 산에 오를 계획이라니 이 친구도 대단한 등산광이 틀림없다. 호주 브리스번에 좋은 산이 있어 어렸을 때부터 등산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앤드류라고 했다.

He told me that his name is Andrew and he worked for a petro chemical company of KSA for one and a half year in Seoul and his workplace is now in the middle east. He told me he likes mountain biking and hiking. No wonder. He spend a day for hiking mountains even during his short trip to Seoul.

  백운대는 구름에 완전히 가렸고 만경대만 흐릿하게 구름사이로 보인다.

 

원효봉 정상에서 물 한잔 마시며 편안하게 쉬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산꼭데기에서 이메일 주소를 서로 주고 받았다. 그런데 성은 뭐지 하고 물었다. 그는 위쉬라고 했다. 내가 "wish ?"라고 되물으니 그렇단다. 세상에 이런 성 처음 들어봤다며 너의 나라에 이런 성 가진 사람 많으냐고 물었더니 역시 적다고.. ㅎㅎㅎ 빗방울이 후두둑 머리에 떨어진다. 내려 가는 게 좋겠다. 오던 길? 아니면 종주하는 길?  이 친구는 온길 말고 중주하는 길로 가자고 한다. Okay!

At the top of the peak Wonhyo-bong, we exchanged our e-mail addresses so as that we can keep in touch. I asked his family name. He answered to me as WISH. what? Suddenly rain dropped on my head. Before rain starts we should be hurringly coming down to the base.

 

주차장에 내려와 주위 식당을 찾아 그 친구는 칼국수를 나는 콩국수를 맛있게 먹고 헤여졌다. 다음 한국에 오면 서울 밖 지방의 산도 같이 가자면서...  부인도 한국을 좋아 한다니 불가능 할 것도 없을 듯.

I gave him a ride to Gupabal subway station after a humble lunch. Andrew, it was nice to see you and be my company for today's hiking. I WISH you all the best. Salammalikum, Andrew.

댓글 34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
  2. @Anonymous - 2010/08/31 22:56
    특히 분한산 도봉산은 아름답죠. 어디에 내놔도.. 비가 또 주룩주룩 내리네요. 편안한 밤 되시기를

    답글삭제
  3. 아! 지난번에 비해 많이 정리되어 가고 있나봐요 +_+

    성벽과 중간 중간에 있는 문들은 늘 봐도 은은한 멋이 있네요.

    유럽국가들 처럼 돌로 만들어진 구조물들이 더 많이 남겨졌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요전에 보니까 영국 에든버러의 작은 도시에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보니까 영국이 왜 해리포터의 나라인가를 세삼 느끼게됐다죠. 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답글삭제
  4. 백운대의 구름이 장관이네요,,

    답글삭제
  5. @kei - 2010/09/01 03:50
    우리 역사의 손조들이 지은 건축물은 석조보다는 목조가 많았었고 이런 이유로 외침때 소실되는 일이 많아 훌륭한 역사적인 건축 유물이 적은 이유 같아요. 유럽의 건축문화는 좋은 석재인 대리석이 많이 생산되어 석조건축이 발전했던 거 같아요, 에딘 버러는 회사 IR 하러 딱 하루 가본 일이 있네요.

    답글삭제
  6. @핑구야 날자 - 2010/09/01 08:24
    구름이 덮히는 바람에 그야말로 오리무중이 되었답니다.

    답글삭제
  7. 무더위를 등산으로 이기신 듯 합니다 ^^ 추석 이후로 날짜 몇개 주시면 계신 곳으로 냉큼 달려 가겠습니다^^

    답글삭제
  8. @콩 - 2010/09/01 08:45
    9월24,28,29일 중에서 날 잡아요. 광화문 쪽에서 만나기로 하고..

    답글삭제
  9. 북한산에 다녀오셨군요!

    이제 가을이 시작되니 산행에 제격인 계절입니다.

    올려주신 사진으로도 산행을 잠시 경험하고 갑니다

    답글삭제
  10. Wish, 이름 좋네요.쌀람왈리쿤, 앤디,ㅎㅎ

    답글삭제
  11. @boramina - 2010/09/01 12:03
    녀석 사진 이메일로 보내줬는데 아직 아무소식도 없네요. 그녀석 오늘 의상봉으로 시작해서 층취봉, 문수봉, 대남문 까지 돌아온다고 했는데...

    답글삭제
  12. @mindnote - 2010/09/01 11:50
    가을이 되면 아웃도어 스포츠하기 좋지요. 비온다고 했는데 아직 비는 오지 안네요.

    답글삭제
  13. 여름의 마지막날을 멋진 산행으로 마무리 하셨군요.

    백운대에 내려앉은 구름이 멋집니다.

    시원한 계절이 됐으니 저도 슬슬 서울 근방 산으로 나들이 가야겠어요.

    mark님처럼 글로벌한 친구 한명 만들 수 있으면 좋겠는걸요^^

    답글삭제
  14. @보기다 - 2010/09/01 13:34
    서양사람들 하고 친구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아요. 그들은 쉽게 잊는거 같더군요. 그래도 몇몇 잊지 않고 지내는 친한 친구는 있습니다.^^ 날씨가 많이 좋아진거 같습니다. 즐거운 오휘 되세요.

    답글삭제
  15. 위시라 정말 흔치 않은 성이군요.

    왠지 그친구와 지내면 소원이 이루지는건 아닐까..

    망상해봅니다.ㅎㅎ

    답글삭제
  16. @소나기 - 2010/09/01 14:34
    그친구도 자기 이름이 재미있나 보드라구요. ㅋㅋ

    답글삭제
  17. 북한산 다녀오셨군요.

    저도 월요일에 도봉산 다녀왔는데 날잡았는지 평소보다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구요.

    날씨도 안좋았는데 8월에만 다섯번 산행 대단하십니다. 저는 세어보니 3번이네요.ㅋㅋ

    답글삭제
  18. 마크님 그동안 무탈하게 지내셨는지요?ㅎ 미국에 여행을 다녀오느라 이제서야 방문하게 됬습니다ㅋ 앤드류도 마크님처럼 등산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ㅎ 등산후에 시원한 콩국수까지 드셨다니 부럽습니다^^ㅋ

    답글삭제
  19. @꿈사냥꾼 - 2010/09/01 21:56
    도봉산 종주 대단하셨네요. 날씨가 도와줘서 다행이긴 했지만 무지 더웠지요? 물을 3리터나 소모해야했으니...고생하셨습니다.

    답글삭제
  20. @blackIIwhite - 2010/09/01 22:12
    아이구 오래만입니다. 발길이 끊겨 잊고 살았네요. 무정하다고 욕하지 마십시요. 미국 여행 무사히 다녀오셨다니 반갑습니다. 자주뵙죠. ^^

    답글삭제
  21. 구름낀 빗길이라 조심히 다녀오셨길 바랍니다. 빗길에는 산행이 조심스러워지더군요 ^^

    답글삭제
  22. @adios - 2010/09/02 02:10
    감사합니다. 사실 비올때는 많이 조심됩니다.

    답글삭제
  23. 2001년에 회사 단합대회로 한번 다녀오고는 까맣게 잊고 있던 곳이네요.

    좋은 풍경 잘 봤습니다~

    답글삭제
  24. 저도 북한산 다녀왔었습니다. 한달전즈음에.. ^^ 아직도 제가 갔을때 공사하던 구간은 여전하군요..

    답글삭제
  25. @와이군 - 2010/09/02 09:49
    잊지 마시고 바쁘시더라도 가끔 등산을 하면 건강에 좋습니다.^^

    답글삭제
  26. @피아랑 - 2010/09/02 11:08
    연말에나 조금 건축자재라도 치워질까요? 빨리 깨끗해진 북한산 계곡을 보고싶은데..

    답글삭제
  27. 아 8월 마지막 잘 마무리 하셨네요 ^^ 맛있는 콩국수도 드시공^^

    우정도 돈독해 지시공^^

    9월도 멋진 나날 보내셔요^^

    답글삭제
  28. @자 운영 - 2010/09/03 00:52
    감사합니다. 자운영님두요..

    답글삭제
  29. trackback from: 콩국에 잣향까지 즐겨 보셔요^
    <콩국에 잣향을 즐겨요> 어제 콩국을 말아 먹을려고 밤에 것동 야밤에 콩을 담궜어요 유혹을 물리치고 자기를 잘했지를 외치면서 점심으로 준비 해봤네요 ㅎ 잣을좀 넣었더니 국물이 너무 좋습니당 ^^ 자그럼 살짝쿵 보셔요^^ 오늘의 재료 흰콩2컵 잣반컵 참깨2큰술 당근반개 밀가루 2컵 배약간 저염소금 먼저 하룻밤 불려둔 콩에요 넘 팔팔 끓이지 마시고 약간 어설피 끓여야 콩국이 고소하드라고요 콩이동동 떠오를 정도로 저는 늘 끓여요 다 익긴 하지만 좀 푹 익..

    답글삭제
  30. @mark - 2010/09/01 10:16
    29일 찾아뵙겠습니다^^

    답글삭제
  31. @콩 - 2010/09/03 09:58
    넹 일품당에서 저녁하시죠 ^^

    답글삭제
  32. 산은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체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람의 마음까지도 활짝 열어주는 것 같으니까요.

    좋은 친구 목록에 또 한 분을 추가 하셔서 좋으시겠습니다.ㅎㅎ

    답글삭제
  33. @spk - 2010/09/03 21:46
    확실히 건강을 모하는데는 좋은 것 같아요. 주말입니다 벌써. 뜻있게 보내세요.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