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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무작정 어디론가 가고싶은..

아침 배달된 조간 신문 조선일보에 오대산 근처에 있는 어느 개인의 은행나무 숲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보고는 카메라를 들고 무조건 나섰다. 차에 있는 내비게인션으로 위치 검색도 안되는 알려지지 않은 곳이어서 일단 물어물어 찾아가기로 했는데...  강원도로 들어서자 산아래 붙은 좁은 논과 밭데기에는 일년동안 일한 농부들의 결실이 풍요롭게 바람에 일렁인다.

한우생산지로 유명한 횡성을 지나 서석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어떤 이국적인 마을을 지나게된다. 네덜란드의 어느 마을을 지나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마을이 꽃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된다.  은행나무 단지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마을 사진을 찍기로 하고 서석으로 향하지만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게 예상보다 많이 늦어진다. 시간이 자꾸 지나가는 게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질 것 같다.

 

어느 농협사무실에 들어가 가는 길을 물어 위치 파악은 되었으나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아 그냥 되돌아 집에 가기로 하며 차를 돌려야 했다.

횡성에서 정책적으로 지역 홍보를 위해 마을을 정비한 것 같은데 횡성의 한우마을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 이름은 갑천 (甲川)이란다.

2000년초에 횡성댐 공사가 완공되고 담수를 시작하면서 이 곳에 있던 갑천면의 구방리, 중금리, 화전리, 부동리, 포동리 등 다섯 개 부락이 침몰되고 다섯 부락에 살던 253 세대 938명은 타지로 이주해야 했다고 한다.

결국 최근에 일반인에게 개방했다는 은행나무 숲을 찾아가는 것은 다음 기회로 이루고 되돌아 집으로 향해야 했던 것. 노란 은행잎이 지금이 절정이라는데 내년에나 가봐야할 것 같다.

2009년 12월 28일 월요일

바닥이 보이는 자선 남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을 갖곤 했다.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생각에서일까? 아님 연초에 생각했던 일을 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일까?

 

일년을 행복하게 지낸 여유있는 사람이나 불행하다고 느끼면서 어렵게 사는 사람한테나 시간은 다 같은 속도로 지나지만, 어렵게 사는 사람들한테는 추위가 부담스럽고 가난이 힘들어 차라리 시간만 빨리 자나기를 바라는 삶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분명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것 처럼 느낄지도.

 

성탄절을 앞두고 강원도에 갔다 올때는 올해 새로 뚫린 경춘고속도로 이용했다.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 답게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느끼면서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땡그렁 종소리가 들렸다. 그쪽을 돌아보았다. 추운날씨에 빨간 자선남비를 앞에서 종을 울리는 구세군이었다. 주머니에 손에 잡히는 지폐를 몇장 남비에 넣으면서 안을 슬쩍 보았더니 바닥이 보였다. 돈이 몇장 밖에 없다. 집사람이 화장실에서 나오기에 그쪽을 가르켰다. 얼마를 넣고 오라고 ..

 

마침 관광버스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내려 화장실을 가면서 그 앞을 지났지만 모두 자선남비를 외면하고 떠들면서 지나가고 있었다. 급하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나오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관광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자선남비를 외면하는 저들을 보며 메말라가는 세태에 가슴이 싸한 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꼭 큰돈을 원하는 게 아닌 이웃을 배려하는 작은 정성인 것을...

 

사회에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안는 좀 더 훈훈한 분위기가 되었으면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