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1일 월요일

란주는 교통지옥 <Silk Road-The hell of traffic>

5월20일 오전, 천수의 맥적산에 버스가 도착했을 때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입장권을 들고 들어가면 맥적석굴 입구까지 전동차로 고갯길을 5 분정도 올라간다. 맥적산 입구 표시가 있는 곳에서 올려다 보니 붉은 색의 맥적산이 우뚝 솟아있다. 1,500년전에 절벽에 받침대 설치를 위해 절벽위에 고정한 로프에 매달려 구멍을 뚫어 나무를 박고 설치한 작업대위에서 석굴을 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절벽에 붙어 한 사람 지나갈까 말까한 좁은 난간 길을 중국사람들은 잔도라고 부른다.

 

맥적굴 탐방을 끝내고 우리 일행는 버스에 올라 란주로 향한다. 일정표에는 천수에서 란주까지 버스로 네시간 소요된다고 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한참 가다보면 우리나라 같은 휴게소가 없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생리현상을 호소하면 적당한 곳에 버스를 세운다. 남자들은 들판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볼 일을 보지만 여자들한테는 이것도 고통스런 부분일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곳에 몸을 가리고 때로는 양산으로 뒷모습을 가리고 볼 일을 본다.

이곳에서 잠시 버스를 세워 볼일을 보기위해 길 아래로 내려갔지만 완전 지뢰밭이었다. 잘 못하면 똥밟기 십상이다. 여자들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혹시 끌리는 옷에 뭐가 묻지않을까, 누가 보고 있지 않을까..

 

다시 버스는 갈 길을 계속 간다. 빗속에 고갯길이다. 평균 고도는 해발 1,400 미터, 때로는 2,000 미터도 더 높게 올라간다. 우리가 탄 버스는 힘이 달리는지 길길 대고 있다.

고지 비탈길을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밀린다. 앞을 보니 차가 길게 밀려있다. 아주 길게.. 오늘 란주가는 길이 심삼치 않다. 이미 네시간에 목적지 란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언제 움직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반시간 쯤 있으니 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다섯시간 쯤 걸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란주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좁은데 대형 화물차가 밀려있다. 설상가상으로 길 한복판은 공사중으로 흙무덤을 싸놓아 차선이 겨우 한개 반 차선정도 남아있는 길을 서로 먼저 가려고 대가리를 밀고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서 가끔 보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늘 버스로 목적지까지 일곱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어찌어찌하여 도심으로 들어왔지만 이곳도 마찬가지다. 아직 란주의 극히 일부만 보았지만 온통 시내 도로는 공사 중으로 파헤쳐져 있다.

란주에는 무엇보다도 유가협 댐에서 보트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 황하 석림의 절경을 구경하고 그 유명한 병령사 석굴을 탐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란주에 들어가는 길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무질서한 운전 습관이 교통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반면 거울로 삼아야 할 일 아닐까?

 

란주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해야겠다. 맛보기로 딱 한장 황하석림의 풍경을 올려 본다.

댓글 16개:

  1. 날씨가 좀 도움을 주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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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500년전에 절벽위에 매달려 석굴을 팠다니 놀랍습니다.ㅠㅠ

    화장실 문제 정말 난처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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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차가 밀리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갑갑하네요.

    공사중인 탓도 있겠지만 차도 워낙 많은 것 같습니다.

    황하석림... 맛보기 한장이지만 정말 대단한 풍경이 펼쳐질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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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aycat - 2010/06/01 22:10
    그날 하루만 그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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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AGESSE - 2010/06/01 22:22
    정말 고속도로에 휴게실이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이건 완전히 재래식으로 화장실 문이 없어 앞을 다 보여준답니다. 여자나 남자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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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pk - 2010/06/01 23:38
    황하석림 다음호에 많이 올림니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 급발전으로 너도나도 차를 가지고 다니지만 운전자의 교양은 저 아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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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ㅁ- 도로엔 사람도 다니고 자전거도 다니고 차도 다니고(?) 정말 교통 대란이네요.

    그나저나 화장실 없는 고속도로...우우 상상만 해도 무섭네요.

    여자들은 여행을 갈때 제일 신경 쓰이는게 역시나 화장실과 샤워시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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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저 맥적굴은 저도 호기심이 일어나네요. 약간 산방산과 비슷한 거시..



    개미집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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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Laches - 2010/06/02 11:24
    도론에 내려가니 온통 시꺼먼 똥덩어리가.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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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악의축 - 2010/06/02 14:05
    실크로드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석굴을 여러곳에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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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마지막 황하석림 사진은 환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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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꿈사냥꾼 - 2010/06/03 12:15
    그래서 원본을 크게 해서 사진을 클릭하면 다른 사진보다 더 크게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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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중국도 교통 체증이 대단하군요.



    교통 질서도 잘 지켜야겠지만,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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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2005년에 갔던 중국의 고속도로 휴게소(그곳을 휴게소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의 화장실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 사진을 보니.. 그런 충격도 견딜만 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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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Happiness™ - 2010/06/07 02:40
    우선 우리나라 자가용 자동차가 급속히 늘던때의 무질서와 비슷한 현상인데 외형적인 성장을 내적인 정서가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질서의식이 없는 것은 알아줘야지요. 우리는 저러지 말아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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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PinkWink - 2010/06/07 03:15
    고속도로 휴게소를 몇군데 들렀는데

    지독한 냄새는 ...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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