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6일 토요일

전명헌 사장 블로그 들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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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후 즐기는 노년생활 ‘잔잔한 감동’

전명헌 현대상사 前사장 블로그 들여다보니

올초 3년간 이끌던 현대종합상사 사장에서 퇴임한 전 명헌 전 사장. 그는 블로그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전 사장은 글로벌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 회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장,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30여년간 일선에서 활약한 국내 대표적인 경제인.

 

그의 블로그는 동료, 선후배 기업인들에게 은퇴한 유명 경제인의 일상과 삶에 대한 감상을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블로그로 입소문이 나있다. 블로그 제목은 ‘Mark Juhn’s Blog’(http://www.markjuhn.com). 현대차 근무시절 미국 대륙을 휘저었던 그의 영문이름 ‘마크 전’이 블로그 주소다. 흰 바탕에 별다른 장식이 없는 단정한 블로그에서는 넥타이를 매고 찍은 전사장의 사진이 블로거들을 반긴다.

 

그가 첫 글을 블로그를 올린 것은 올해 6월. 한글과 영문, 2개국어로 블로그 글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글을 한국어로 작성한 다음 동일한 내용으로 영어로 다시 옮겨놓는다. 주로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온 만큼 평생 인연을 맺어온 영어권 지인들을 배려한 것.

 

개인 경력을 알리는 ‘바이오그래피(Biography)’와 ‘비즈니스캐리어(Business Career)’, 다양한 주제.소재에 대한 생각을 담은 ‘메시지’와 ‘에세이’, 개인 취미와 관련된 ‘하이킹’ 등으로 구성됐다.

 

그의 블로그에는 퇴임 후 즐기는 노년생활이 잔잔히 올라온다. 유명한 정.재계 인사들과의 등산 이야기도 종종 올린다. 일본, 네팔 등 전 세계의 마천루를 등정하며 전 사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직원이나 지인들의 댓글에 일일이 코멘트를 다는 등 블로그 관리에도 열성이다. 현대자동차 핵심멤버였던 그답게 블로그 곳곳에는 아직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군데군데 녹아있다. 포스트 주제를 짧게 표현되는 태그(Tag) 리스트 10개 중 ‘현대자동차’, ‘청도현대조선’, ‘기아자동차’ 등이 반 이상이다. 그는 해외 뉴스 등을 인용, 해박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분석을 블로그에 다양하게 내놓기도 한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헤럴드 경제의 블로거 이야기



블로그에 푹 빠진 사장님들
국내에도 CEO 블로거 시대 열린다.

너무 부끄럽다’라는 말로 시작된 블로그의 글. 지난 2월 미국 뉴욕 JFK공항에 내린 폭설로 비행기 10대에 9시간동안 승객이 갇힌 사고에 대해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Jet Blue)의 데이비드 닐레만 CEO가 남긴 사과문이었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경영상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 글은 신문과 방송에 내보내는 형식적인 사과문과는 확연히 달랐다. 블로그로 고객과 나눈 직접적인 대화는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문화의 일부로 전파되기 시작한 블로그. 그만큼 경영진이 마케팅과 고객관리에 블로그를 애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미국에서는 CEO의 블로깅을 따로 관리하는 블로거가 있을 정도. CEO들이 블로그를 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고객과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인 블로거’도 점차 증가추세다.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닷컴 블로그로 조직 및 고객들과 소통하려는 CEO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CEO블로거는 누구? = 국내 CEO의 블로그 입문은 최근 몇년새 부쩍 잦아졌다. CEO블로거로는 1세대 벤처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이사가 첫손에 꼽힌다. 3년전 ‘인티즌’ 인수 후 블로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다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회사얘기 뿐만 아니라 얼리어답터로서 최신 IT기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정보를 제공해 블로고스피어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올초 블로그를 시작한 김낙회 제일기획 대표이사. 김 대표는 제일기획 공채 2기로 CEO 자리에 올랐다. ‘광고인 김낙회의 세상보기’란 블로그에는 평생 광고인으로 살아온 그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광고인으로서, 사장으로서 일상이 사진과 함께 일주일에 두어번 올라온다.

전 세계 자사법인을 찾아다니거나 자사행사에서 깜짝광고를 찍어 공개하는 모습, 직원들을 ‘김프로’, ‘강프로’ 등으로 부르며 격의없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회사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매달 한번씩 전세계 직원에게 보내는 영문메일을 올려 직원들과 블로그에서 생각을 나누기도 한다.


전명헌 전 현대종합상사 사장의 경우 퇴임후 즐기는 노년생활을 그의 블로그에서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웹2.0기업 사장들은 대부분 블로거.

블로그 전문기업인 태터앤컴퍼니의 공동대표인 노정석 대표와 김창원 대표는 파워블로거로 분류된다. 김 사장의 영문 블로그 ‘Web2.0 Asia’는 한국 등 아시아의 인터넷 관련 정보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사장은 얼마전 CNN의 한 프로에 한국의 대표 블로거로 출연하기도 했다. 우병현 태그스토리 사장, 표철민 위자드웍스 사장 등도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미국, 블로그 전도는 CEO로부터= 이미 미국에서는 CEO문화 일부로 블로그가 자리잡았다. 다양한 대화 채널 가운데 블로그의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얘기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CEO 조나단 슈워츠는 주주, 소비자, 개발자, 회사 관계자 등 ‘모든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겠다’며 2004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자신의 생각을 거르지 않고 쓰기로 유명한 그는 이 블로그를 글로벌화해, 현재 11개국 언어로 올리고 있다. 2006년 한국어판(http://blogs.sun.com/jonathan_ko)을 오픈한 바 있다. 올해 75세를 맞은 세계적인 호텔체인의 회장인 빌 메리어트도 최근 블로거가 됐다. 그의 블로그 첫글은 ‘당신들의 이야기를 나에게 전해달라’. 바로 고객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블로깅 목표다.

세계적인 홍보대행사 에델만의 리차드 에델만 회장도 주 2회 1시간씩 내부직원과 소비자와의 대화를 위해 블로깅을 한다.

태터앤컴퍼니의 이미나 팀장은 “글로벌 기업CEO들은 자신의 책상 앞에서 전 세계 직원 및 고객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블로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편”이라며 “미국의 블로그문화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면 한국은 반대로 올라가는 추세로 국내에도 비즈니스 블로그 가 꽃피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