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3일 금요일

Once upon a time 1 - 다음 호에 계속

현대자동차 현지 법인으로 파견 명령

1978년에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내가 1977년 3월에 현대에 경력사원 과장으로 입사해 해외판매부 부품수출부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건의해서 어떻게 네덜란드에 법인이 설립하기로 하고 결정했는지 초기 과정을 나는 잘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신시장 개척을 위한 기획단계에서 전 부서의 참여하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몇 사람 도는 어떤 부서의 독선적이 계획으로 시행착오를 자초하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아무튼, 법인이 설립하는 선발대 주재원들이 현지에 파견되었다. 대리 두 세 명, 과장 두 명, 그리고 정비요원 한두 명이 관리 재무, 판매 마케팅, 정비 업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을 현지 채용한 직원들을 총괄하는 부장 한 명과 현지 총책 법인장으로 전무가 파견되어 홀아비 생활을 하고 있었다.

현지 법인 이름은 현대 모터 홀랜드(Hyundai Motor Holland). 주소는 Middenweg 7, Leidschendam으로 헤이그의 변두리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우리가 임대해 썼던 건물은 목장 한 가운데 있는 2층 빌라였다. 이곳에 사무실, 숙소 그리고 부품창고와 정비공장, 쇼룸까지 한 곳에 올망졸망 창업을 계획 추진하고 있었다. 전체 대지 면적은 아마도 500평이 넘지 않았을 조그만 규모였다. 이 건물은 원래 캐러밴(캠핑카) 임대사업을 하던 가족의 소유로 우리가 건물은 임대하고 각종 장비는 헐값에 구매하였다. 아직도 캐라반은 주차장에 수십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내가 그곳으로 명을 받고 부임하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비행기를 타고 암스텔담의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국제공항 김포공항 터미널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무지하게 크고 좋아 보였다. 우리나라 국제공항은 현재 할인 마트로 사용되고 있는 하얀 페인트칠을 한 작은 건물이 30년 전 김포 국제공항 건물이었으니 비교가 잘 될 것이다. 스키폴 공항은 규모가 김포공항의 수십 배는 되는 것 같았다.

동료 직원이 공항에 나와 오인균 씨를 마중나왔다.  덥수룩한 장발 머리 - 하기야 그 당시에는 장발이 유행했던 시절 내 머리도 장난이 아니게 길었었다 - 유럽 인들의 키 크고 체격 좋고 잘생긴 모습과 비교해보면  우리 모습은 차라리 초라하게 보였다. 차를 몰고 남으로 고속도로를 따라 삼사십 분쯤 내려왔을 때 차는 좁을 길로 들어서 운하를 따라 짐시 가다 초원의 목장 한가운데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하얀 벽의 이 층 기와집에 차를 멈추고 다 왔다고 나한테 그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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