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코스
본사와 울산 공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현지법인에 출장을 많이도 왔다.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니 궁금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이유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도 있었다. 현지법인 지원 방안 협의 목적이라며 네덜란드에 와서 일을 보고나면 빼놓지 않고 꼭 안내하는 것은 암스텔담의 여왕이 사는 왕궁 앞의 홍등가였다. 참 아이러니 하다. 왕궁앞 광장은 언제나 히피족이 우글거렸고, 거 옆에는 운하가 있는데 이곳에 창녀 촌이 자리잡고 성업중이었다. 이곳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에 포함되었다.
운하 양쪽으로 주욱 열지어 있는 홍등가는 참으로 내가 보기에도 신기했다. 커다란 쇼윈도안에는 비키니 차림의 여자가 창문앞을 지나가는 관광객들 한테 은근한 눈빛으로 신호를 보낸다. 방안은 언제나 붉은 전등이 켜져있다. 손님과 흥정해서 손님이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커튼은 닫히고 이어 안에서는 돈벌이 사업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각종 어덜트 토이를 판매하는 섹스샵들이 많았다. 가게 안에는 포르노 책, 비디오 테이프들이 벽면에 가득 꽂혀있다.이런 것들은 출장자들의 귀국 선물로 사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구경도 못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동네는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라이브쇼 하는 곳도 여러군데 있었다. 옷을 벗은 미녀들이 스트립쇼도 하고 남녀가 실제로 섹스를 하는 라이브쇼도 있다. 무대위에서 삽입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섹스관련하여 사업할 수 있는 것은 다 있는 것 같았다. 유럽에서 섹스 산업으로 유명한 곳이 세군데가 있는데, 암스텔담, 함부르그 그리고 코펜하겐이다.
본사에서 출장온 사람들을 이곳에 안내하면 쇼를 보면서 계속 침을 꿀꺽 삼킨다. 목이 마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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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살림
내가 네덜란드에 도착한 때가 봄철이였는데 어언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비가 많은 나라다. 맑은 날보다 구름끼고 비오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주택들은 창문이 아주 크고 넓다.
창문안에 걸쳐 있는 하얀 레이스 커튼은 참 깨끗하고 단아해 보였다. 주거 지대의 넓지않은 도로변의 주택들은 넓은 창문 안으로 거실 내부가 훤히 다 보인다. 거실 내부에 햇볕을 많이 들어오도록 설계한 것이다. 집안에는 여러종류의 푸른 관상목이 보이고, 꽃나무가 화분에서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쏘파에 앉아 한가하게 책을 읽고 있던가, 뭔가를 하면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노부부가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외부에서 집안이 보이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자랑이라도 하듯이 내부를 아름답게 꾸미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같았다. 햇살이 밝은 날은 어디서든 웃옷을 벗어 던지고 햇볕을 즐긴다. 집 안마당에서 해변에서 어디서든지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흐린 날씨가 많기 때문에 햇볕을 사랑한다.
우리가 중학교 다닐때 네덜란드에 대해서 배운 것 중에 '덧치 페이'가 있다. 이들은 절대 돈을 헛되이 쓰는 것을 보기 힘들었다. 한푼이라도 아끼는 습관은 지금의 풍요로운 삶의 기초였지 않은가 생각한다. 처음 어느식당에서 이곳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가지고 나가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일도 있다.
우리는 저녁식사던 무엇을 하던 여러명이 가면 서로 내가 내겠다고 하는 것이 풍습인데,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 먹은 만큼을 계산해서 자기가 먹은 것에 대해서는 각자가 지불한다. 옛날에 심지어는 어느 집에 초청을 받아가도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준해 갔다고도 한다. 지금은 그런 것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지만...
특히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차를 타고 외식을 나갔다. 식당에서 현지인 비서 아가씨와 같이 식사를 주재원들이 감사의 표시로 점심 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이 가가씨는 접시에 담은 스테이크를 다 먹고는 플레이트에 남은 스테이크쏘스가 묻은 것을 빵으로 닦아 먹는 다. 그만큼 알뜰하게 사는 거 같다. 물론 네덜란드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신기하기 까지 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