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3일 일요일

인사가 만사


얼마전 친구로 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회사 CEO로 있을 때 기획, 총무, 인사를 총괄담당하던 임원과 한국의 종합상사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조선소를 인수하는데 기초조사에서 부터 중국 당국과의 인수상담을 맡아 큰 공을 세웠고 후에 조선소 총경리를 맡아 일했던 임원이  작년 3월에 친구가 퇴임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후임 사장에 의해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전임사장의 신임을 받은 전임사장의 사람이기 때문에 잘렸다고 합니다. 사실 이들은 그와는  아무런 사적인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였답니다. 이들은 간교를 모르는 우직한 사람들이였고 그 후임 사장과 20년 넘게 같은 회사에서 일해 온 능력있는 임원들이였답니다. 그들이 무능한 사람들이였다면 당연한 처사였겠지요.
흔히 인사는 만사라고 하잖습니까?  한 회사의 사장이나 한 국가의 대통령이나 인사 만큼은 친척, 학연, 지연등 사적(私的)인 것을 가지고 좌지우지되면 조직의 건전성을 잃게 된다는 것은 다 알지요. 각개인의 능력, 성실성, 책임감과 일에 대한 열정을 보고 엄중하게 심사해서 선발한 최강의 정예조직을 만들어야 경쟁력있는 조직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후임자는 그런 기본 원칙도 터득하지 못했는지 큰 잘 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회사경영의 첫 단추를 잘 못끼는 오류를 범한 것이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문제의 후임자는 외부에서 영입된 사람도 아니고 그 회사에서 20년 넘게 동고 동락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러나, 강제 퇴임한 그 두사람은 전화 위복이 뭔지 보여주려는 듯  아주 좋은 회사 최고경영자로 스카웃되어 갔습니다. 기획, 인사 총무를 맡았던 임원은 전자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미국회사의 네델란드 현지 법인 대표이사 사장으로 작년 11월에 취임하였답니다. 지금 동분서주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하네요. 유럽 전체의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다른 한 임원도 역시 부산에 있는 중견 조선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서 신바람 나게 일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중국조선소 보다 규모가 훨씬 큰 회사라고 합니다. 그는  이들 두사람이 훌륭한 능력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훌륭한 인재를 사적인 감정으로 퇴출시키는 것을 보고도 이를 묵인하는 채권은행의 행태를 보고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숨 짖더랍니다. 채권은행 안에 있는 사람들이나, 그 회사에 파견되어 일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였을까?

인사는 만사라고 합니다. 옳바른 인사 행정이 있을 때 그 조직에는 질(質) 좋은 인재가 모이게 되고 그런 회사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리더는 그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계속 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