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1일 월요일

란주-병령석굴 <Silk Road- Bingling Grotttoes>

란주 시내에 어렵게 입성했지만 교통대란 때문에 길에서 버린 시간을 자그마치 한 시간?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기사가 저녁식사 예약해 놓은 식당 위치를 잘 모른다. 고고 마운틴이다. 당황한 기사는 대로에서 신호고 뭐고 없이 U-턴도 해가면서 식당을 찾느라 애를 쓴다. 나중에 식당에 도착해서 알고보니 바로 그 길에서 뱅뱅돌았던 것.

 

우리 일행이 란주에서 하룻밤 묵었던 4성급 호텔, 금륜호텔이다.

호텔 앞 외벽에 붙여놓은 선전 글귀에는 5성급 써비스의 4성급 호텔이면서 3성급 호텔같이 저렴하다고 했는데...,

샤워가 잘 안나오던가 화장실 문이 떨어져 없었다는 일행의 말도 있었다. 하긴 오지여행하면서 편안한 잠자리를 찾는 것은 아니니 별 문제될 것은 없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 병령사를 향한다.

우리를 서안에서 돈황까지 5일동안 동반 안내한 조선족 가이드 임광산씨가 오늘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옆 뒷모습은 혜초산악회의 김진홍과장. 노총각이다.

유가협 댐까지 한 시간 이 걸리지 않은 것 같다. 댐 안쪽에서 소형 쾌속정을 타고 한 시간 가량 역류해서 올라가는 양쪽은 줄서있는 황하석림이 장관을 이룬다.

 

강 양쪽에 솟아있는 봉우리들을 자세히 보면 붉은 흙과 자갈의 퇴적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류로 올라가면 흐르는 강물에 침식되어 강물은 황토흙 빛이다.

우리가 유가협 선착장 떠나 타고온 소형 쾌속 선이 바로 이곳에 우리 일행을 내려준다.

 

이제부터 란주의 최고 명소 병령사와 병령사 석굴을 보게된다. 원래의 실크로드가 지금은 이미 물속에 잠겨버렸지만 이곳은 4-5세기 북위시대에 만들기 시작해서 1,000년 넘게 황하유역에서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현재는 183개의 석굴이 황하 기슭을 따라 2km가량 펼쳐져있다.

 

 

내가 이곳 병령사를 다시 찾아 올 일이 있을까?  이곳을 떠나올 때는 내 마음속은 뭔가 1,000년이 넘은 역사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감회에 젖어 들게한다.

란주는 교통지옥 <Silk Road-The hell of traffic>

5월20일 오전, 천수의 맥적산에 버스가 도착했을 때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입장권을 들고 들어가면 맥적석굴 입구까지 전동차로 고갯길을 5 분정도 올라간다. 맥적산 입구 표시가 있는 곳에서 올려다 보니 붉은 색의 맥적산이 우뚝 솟아있다. 1,500년전에 절벽에 받침대 설치를 위해 절벽위에 고정한 로프에 매달려 구멍을 뚫어 나무를 박고 설치한 작업대위에서 석굴을 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절벽에 붙어 한 사람 지나갈까 말까한 좁은 난간 길을 중국사람들은 잔도라고 부른다.

 

맥적굴 탐방을 끝내고 우리 일행는 버스에 올라 란주로 향한다. 일정표에는 천수에서 란주까지 버스로 네시간 소요된다고 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한참 가다보면 우리나라 같은 휴게소가 없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생리현상을 호소하면 적당한 곳에 버스를 세운다. 남자들은 들판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볼 일을 보지만 여자들한테는 이것도 고통스런 부분일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곳에 몸을 가리고 때로는 양산으로 뒷모습을 가리고 볼 일을 본다.

이곳에서 잠시 버스를 세워 볼일을 보기위해 길 아래로 내려갔지만 완전 지뢰밭이었다. 잘 못하면 똥밟기 십상이다. 여자들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혹시 끌리는 옷에 뭐가 묻지않을까, 누가 보고 있지 않을까..

 

다시 버스는 갈 길을 계속 간다. 빗속에 고갯길이다. 평균 고도는 해발 1,400 미터, 때로는 2,000 미터도 더 높게 올라간다. 우리가 탄 버스는 힘이 달리는지 길길 대고 있다.

고지 비탈길을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밀린다. 앞을 보니 차가 길게 밀려있다. 아주 길게.. 오늘 란주가는 길이 심삼치 않다. 이미 네시간에 목적지 란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언제 움직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반시간 쯤 있으니 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다섯시간 쯤 걸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란주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좁은데 대형 화물차가 밀려있다. 설상가상으로 길 한복판은 공사중으로 흙무덤을 싸놓아 차선이 겨우 한개 반 차선정도 남아있는 길을 서로 먼저 가려고 대가리를 밀고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서 가끔 보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늘 버스로 목적지까지 일곱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어찌어찌하여 도심으로 들어왔지만 이곳도 마찬가지다. 아직 란주의 극히 일부만 보았지만 온통 시내 도로는 공사 중으로 파헤쳐져 있다.

란주에는 무엇보다도 유가협 댐에서 보트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 황하 석림의 절경을 구경하고 그 유명한 병령사 석굴을 탐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란주에 들어가는 길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무질서한 운전 습관이 교통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반면 거울로 삼아야 할 일 아닐까?

 

란주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해야겠다. 맛보기로 딱 한장 황하석림의 풍경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