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4일 화요일

Once upon a time 6 <마케팅? 그게 뭔데?>

 마케팅 전략? 그게 뭐 하는 거여?

자동차 수출은 시작했지만, 마케팅이나 해외 판매망 구축에 대한 지식이나, 대리점 선정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아는 사람은 회사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자동차에 대한 상품 지식도 미약하니 대리점을 찾아가거나 신규대리점 선정을 위해 상담 능력도 지금 생각하면 보잘 것 없었다.

상대방은 사업하는 비지니스맨이다. 자동차 판매 경험도 우리보다 많다. 적어도 비지니스 노하우는 우리보다 앞섰다고 봐야 한다. 그런 사람하고 경험도 미천한 나한테 상대방을 합리적으로 설득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실전 지식도 교육도 없는 사람들을 무턱대고 출장을 보낸다.

대리점이 내놓은 품질에 대한 불평이나 부품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내 놓아야 하는데 아는 게 없으니 매일 본사에 텔렉스로 묻고 지시받고 하지만 본사도 마찬가지다.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이렇게 시작하여 실전에서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깨달으면서 성장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만큼 수업료가 비싸진다.

품질이 경쟁차보다 좋을 것이 없는 포니의 수출은 시작했지만, 이를 보상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였다. 소위 말하는 지역담당 직원들이 이런 기본적인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지역담당은 완성차 수출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신시장 진출과 대리점을 지정하는 단계에서 판매, 정비, 부품이 공동으로 점검하고 논의하고 협조할 사항이 많지만, 판매담당이 사전 준비기 부족한 상태에서 완성차 수주와 동시에 대리점권 지정 계약부터 서명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이들에게는 주어진 물량 목표 달성이 지상 과제였기 때문에 다른 것을 보지 않았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정비나 부품은 사후 약방문 하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방문하는 나라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정보라고 수집한 것은 겨우 국토면적, 인구, 일 인당 국민소득 정도라고 할까? 자동차에 관한 정보는 주재국 코트라나 공관에서 파악하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 코트라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수출 품목에 아직 등록도 되지 않은 때였으니까 굳이 자동차 산업 정보가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시장 정보를 기초로 한 상담이 아니고 "몇대 수입해서 몇 대 판매할 것인가?" "몇 대 수입 판매하겠다." "더 하시요."  뭐, 이런 식으로 상담은 진행되었다. 담당자에 따라서는 대리점 후보는 대리점권 획득을 위해 무리한 초도 발주를 함으로 결국, 대리점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과다한 재고 비용 부담으로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대로 한다면 해당 국가의 기본 경제 규모에 더해서 자동차에 대한 각종 통계는 최소한 필요한 요소이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인가 아닌가,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얼마나 되는가, 세그멘트별 자동차 보유는 그리고
연간 판매되는 대수는 등등 기초 자료도 없이 일은 저질러진다.

얘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