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5일 월요일

말레이시아를 다시 본다.

지난 주에 키나발루산 등정을 위해서 보르네오 섬에 산에서 이틀, 해변에서 하루를 머무른 적이 있다.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하여 로우스 피크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와 코타키나발루 해변의 쑤테라 하버와 앞바다에 있는 마누칸 섬에 다녀오는 삼일 동안 말레이인등의 질서와 국립공원이 잘 유지 관리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을 대강 적어 봅니다.

말레이시아 하면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캘리포니아 405 번 고속도로변의 대형 Billboard 에 '말레이시아(Malaysia) 투루 에이시아(True Asia)'라는 슬로건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달라는 국가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는 뭐하나..? 하고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또 90년대 초에 주재원 시절 미국 대사관에서 지상사 대표회의 소집이 있어 참석했다 회의 말미에 애로사항을 건의해 달라는 말을 듣고 정부에서 국가 이미지 제고에 힘을 써달라고 했더니 "그런 것은 기업체에서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상품 포스터를 제작할 때 Made in Korea를 확실하게 표시해 달라"는 고급 외교관의 엉뚱한 말을 듣고 절망감 마져 느꼈던 일이 생각났다. 내가 한 말은 당시 CNN 방송에서 뉴스시간마다 서울의 화염병 데모로 한국 = 화염병의 등식으로 굳어지는 것이 염려스러워 한 말이였는데 그 외교관의 말은 정말 현문 우답이였다. 우리나라 공무원이 다 이렇다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 국가 이미지가 뭔지도 모른다. 또 직분을 모르는 사람들 아닌가?

키나발루 산자락 해발 1,520 미터 쯤에 있는 공원본부 주위에는 국가에서 관리운영하는 산장과 부속 식당 이외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나라 설악동은 어떤가? 계곡 깊숙하게 파고 들어선 온갖 것을 다 파는 무허가 선물가게, 포장마차, 무허가 간이식당, 선술집, 노래방들이 꽉 들어 차있다.  해수욕장은 어떤가? 궂이 말할 것도 없다. 백사장까지 포장마차로 뒤덮이지 않았는가?

그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수테라 하버(Sutera Harbor)와 그 앞의 마누칸(Manukan) 섬의 유지 관리는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마누칸섬에는 허가된 음식점과 시킨스쿠바 장비등, 해수욕 장비 대여점만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모래사장을 뒤덮는 대여하는 파라솔도 없다. 식당 건물도 주위 환경에 맞게 자연환경과 잘 조화된 그런 집들이였다. 우리나라 유원지에서 흔히 보는 그런 무질서하게 다닥다닥 붙어 줄지어 들어선 음식점은 없었다. 어지럽게 도배한듯 울긋불긋한 간판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국립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머문 수테라 하버 호텔에서 수탁 영업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 같진 않았다. 잘 훈련된 정직하고 충실한 공무원의 원칙에 맞는 업무집행과 관리에서 나온 결과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대로변에서 노점 영업을 하는 노점을 관에서 철거 명령이라도 떨어지는 날이면 쇠 파이프와 화염병을 들고 데모하고 야단이다. 이들을 이렇게 간덩어리가 커지도록 만든 것은 누구인가?  원칙없는 행정, 법 집행, 그리고....... 관의 부패.... 뭐 이런 것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