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3일 목요일

아주 특별한 산행

내가 자주 찾아가는 블로그들이 있다. 몇년 전 부터 산을 타기 시작하면서 트레킹 이야기를 올리는 블로그를 찾아가고, 사진을 배우면서 포토그래퍼들의 전문 블로그 등이 내가 즐겨 찾아가가는 블로그이다. 이중에도 비교적 블로깅 초기에 우연히 찾아간 블로그에서 설악산 종주 등 우리나라 명산 트레킹에 관한 재미난 등산 이야기와 함께 올린 산 사진을 보고 가끔 사진에 대한 질문도 해가면서 친해진 블로거가 있다.

 

세담이다.

 

어제 그와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오래전에 포스팅을 읽고 언제 산에 같이 한번 갔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겼고 그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한 달전 쯤에 같이 가자는 제의가 있었지만 비 때문에 연기했다 어제(5/12) 드디어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난 것이다. 청계산 입구 원터골주차장에 도착해 차 세울 곳을 찾고 있는데 어떤 등산복 차람의 남자가 눈에 띄었다. 주차장을 한 바퀴 돌다 육감일까? 그의 옆에 차를 세우자 그는 미소 띈 얼굴로 "...혹시 전명헌 회장님..?" 하고 다가온다. 우린 오랜 친구같이 바로 친한 친구처럼 가깝게 느낀다.

 

그는 오늘의 코스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아주 조용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좋은 코스라고 한다.  발걸음 가볍게 배낭을 메고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오른 곳은 옥녀봉. 여기까지만 코스를 얘기하고 이후의 것을 여기에 올리지 않으려한다. 나만의 코스로 숨기고 싶다.

△ 세담의 얼굴을 공개한다.  인상이 아주 좋은 훈남이다.

△ 과천 경마장 건너 관악산이 ..

청계산에 이런 좁고 조용한 트레일이 있고 이런 폭포가 있었다는 게 놀랍다.

폭포앞에서 세담이 준비해온 막걸리에 안주로 한참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관심이 많은 사진 이야기에서 부터 요즘 열풍이 불고 있는 스마트 폰 이야기며, 특히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 세담, 잠깐 뒤 좀 봐요!

△ 세담은 혼자 산행도 자주 한다고 한다. 얼마전 지리산도 저렇게 걸어 올라갔겠지.

△ 저렇게 ...

△ 하산 길에 조망이 좋은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자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그룹 빌딩이 선명하게 보인다. 과거에 내가 근무했던 건물.. 애환이 잠겨있는 추억의 건물이다.

 

하산해 어떤 깨끗한 식당에서 백숙과 막걸리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며 다음 기회에 좋은 산행을 같이 기로 하였다. 오늘 그와 처음 만났지만 오랫동안 사귄 것 처럼 그리고 그가 세대 차이를 꺼리지 않고 나를 대해준 세담께 감사하는 마음을 여기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