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2일 금요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프리카인들 -2

킬리만자로 트레킹을 마친 우리 일행은 국경도시 나망가를 거쳐 탄자니아를 뒤로하고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향했다. 끝 없이 펄쳐진 비포장도로를 우리 버스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두시간 넘게 달렸다.  암보셀리 공원 입구에 도착했을때 이미 해는 지고 주위는 어두었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자 마사이족들이 수공예품을 들고 사달라고 버스창에 매달린다. 예정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 우리는 공원입장 허가를 받는데 절차가 좀 복잡해 허가를 받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애원에 시달려야 했다.  이곳은 남위 2.67도, 동경 37.28도, 고도 1,300 여미터의 고원지대, 적도에서 184km떨어진 열대지방이지만 날씨는 덥지않고 살기 좋은..

공원 입구에서도 족히 한시간은 달려 가는 것 같다. 피곤한 몸을 털털 거리는 버스안에서 하루종인 시달렸으니 빨리 숙소에 들어가 따듯한 물에 샤워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우리가 목욕을 못한지 벌써 일주일이나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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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이 머문 올 토까이 롯지. 동물의 왕국 한가운데 이런 롯지가 있다. 롯지 주위는 고압선으로 동물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가 있지만 원숭이들은 무상출입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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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토까이 롯지 앞마당의 나무 뒤로 보이는 고압선 울타리 밖에 들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가까이 보인다. 한없이 펼쳐진 동물의 세계가 바로 울타리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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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지 주면 고압선 울타리 안에 개코원숭이가 먹을 것을 찾고 있다. 이 녀석들은 워낙 공격적이라 먹을 것을 주지 말라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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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동물의 세계에서 자주 보는 누우. 이들은 멀지 않은 곳에 더 푸른 풀밭이 있었지만 접근을 꺼리고 있었다. 긴풀이 있는 곳에는 포식자들이 숨어 지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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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앞에 먹다 남긴 동물뼈가 있다. 독수리는 뼈사이 살점을 하나도 안 남기고 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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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사자 한마리가 사냥한 먹잇 감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하이에나 떼가 몰려와 양보하라고 성화를 한다. 암사자 한마리는 하는 수 없이 먹다남은 먹이를 두고 슬그머니 자리를 뜨자 하이에나는 헌꺼번에 달려들어 튼튼한 이로 뼈를 허겁지겁 씹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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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떼. 목장에서 키우는 소보다 훨씬 크고 우악스럽게 생긴 외모와 같이 무서운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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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한떼가 습지 주위의 싱싱한 풀을 뜯고있는 동안 몇마리는 사주경계를 철저히 한다. 한편 사자 한가족이 어슬러 어슬렁 잠자리를 찾아가는 듯 하다. 배불리 식사를 끝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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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야생동물을 보면서 야생동물이 씨가 마른 우리나라를 생각해 본다. 야생동물을 볼 수없는 우리의 환경은 몰지각한 밀엽꾼이나 사람들이 이상한 믿음 때문에 야생동물이 마치 만병 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밀엽꾼들의 남획해서 야생동물이 살지 못하고 개체수가 줄어 결국 씨가 말라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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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에 새집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새집을 건드리지 안는다. 보호할 뿐이다. 보호?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곳은 사람과 동물이 공생을 하고 있다. 인간은 동물의 생존권을 존중하며 생활환경을 보호해 주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고 부럽기도 했다. 배운 사람이나 원시생활을 하는 마사이족도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는 이들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프리카인들-1

이번 킬리만자로 트레킹을 위해 케냐와 탄자니아를 넘나드는 동안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몇가지가 있다. 이들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을 수박 겉핥기로 지나쳤으면서 무엇을 보았다고 그러느냐고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이들 아프리카인들이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고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생동물 못살게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면서 옛날 초등학교에서 봄소풍을 동네 뒷산으로 갔는데 숲속에
산토끼가 놀라 도망가는 것을 보고 선생님이 앞장서 학생들을 몰이꾼으로 총동원해서 그 토끼를 기어코 잡더라는 얘기다.
(아래 작은 사진들을 클릭하면 확대해서 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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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모르지만 남한에서는 야생 동물이 씨가 말라 없어진지 오래다.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는 반세기 전에 사냥꾼에 의해 멸종됬다고 한다. 여우, 늑대도 없다. 야생동물이라곤 기껏해야 고라니, 노루등 그리고 사람이 사는 집주위에서 먹을 것을 얻어 먹기위해 사는 것들 들쥐, 참새, 까치, 가마귀 이런 것이 다 인 것 같다.

하지만 광활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아프리카 평원. 열대 우림지역과 비가 내리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사막지대가 있고 대개는 농업지역이다. 우리가 탄 버스가 두나라를 오가는 동안 고속도로(선진국이나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상상하지 말기를..)을 달리는 차창 밖을 유심히 내다 보면 이들 마사이 원주민들은 탈것을 마다하고 걸어서 몇십리를 오가고 있었다. 이들이 지나다니는 길옆에 가지가 많지 않고 옆으로 퍼진 가느다란 나무가 띠엄 띠엄 산다. 가느다란 가지에 대롱대롬 매달린 것이 있어 열매인가 하고 유심히 보았다. 새집이였다. 이들 새는 오히려 차량이 오가는 도로쪽 나뭇가지에 둥지를 매달아 짓고 살고 있는 것이였다. 키큰 마사이 사람들이 손을 뻗으면 새집은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낮은 곳에도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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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새집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어른 애 할 것 없이 새집을 돌로 던져 떨어뜨리거나 둥지속의 새를 잡아 포장집에 안주꺼리로 거래되고 있었을 것이다. 개미탑도 마찬가지이다. 어른 키만한 높이의 개미탑이 마을 앞이건 좀 떨어져 있는 곳이건 여기저기 눈에 띄인다. 빨간 황토흙을 개미입에서 나오는 끈끈한 액채를 묻혀 단단하게 싸아 올린 모양인데 아무도 이 개미탑을 발로 차서 무너뜨린다던가 하는 개미의 주거(?)환경을 해친 흔적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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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랑구게이트에서 키보산장까지 십 수 킬로미터 트레일을 왕복하는 동안 트레커가 버린 쓰레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기분 같아서는 비닐 봉투라도 준비해 쓰레기를 집어 담아오고 싶었지만  내몸 지탱하는 것도 힘든 판에 그렇게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상표 또는 한글이 선명하게 인쇄된 빈포장지가 나딩구는 것을 보고 외국인들이 저게 한글이라는 것을 몰랐으면 하며 지나쳤다.

마사이족 사람들은 현대 문명과 담을 치고 자기들 전통 생활양식을 지키며 목축업으로 살아간다. 이들의 울타리안 동네는 오두막집이 열채가 안되는 소규모이다. 직계 가족만 모여 산다고 한다. 그렇게 때문에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이웃(?)을 가는데도 수십리 길을 걸어 다닌다. 더러는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차를 보고 먹을 것을 달라는 몸짓을 한다. 그런 이들도 야생동물과 자연과는 더블어 사는 것이 우리보다는 이것은 분명 낫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륻은 새집과 개미탑을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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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 함께 사는 아프리카인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