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직장이건, 어떤 조직에서건 높은 직위를 지키는 것은 매운 한시적인 기간일 뿐이다. 그것은 결코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본인 자신의 능력의 한계 또는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언제나 승자로 남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도 조직도 바뀌면서 발전하고 강해지고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게 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보는 미생물의 세계에서도 인간 사회에서도 국가간에도 생존을 위한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은 적용된다.
우리가 일상 삶에 있어 어떤 조직에 속해 있거나, 조직을 벗어나 있건 한번 맺었던 인간관계는 본인이 하기에 따라 죽을 때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한번 맺었던 좋은 관계는 마치 나이 먹은 포도주 맛 같이 오래 갈 수록 맛이 나고 돈독해진다. 나이가 들어서는 마치 오래동안 소장하고 있는 골동품을 아끼듯이 서로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게 된다.
큰 조직이건 작은 조직이건 그 조직에 남아있는 사람이 이미 떠난 동료나 선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배려하는 것은 옆에서 보기에도 참 아름답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조직에 남아있는 사람이 과거 보스였거나 동료였던 사람을 언제 알았느냐는 듯이 관계를 절단시키며 전혀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한다. 고개가 뒤로 젖히고 본다. 자기도 곧 그 조직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본다.
심지어 배신도 한다. 자기가 모셨던 보스가 현직에서 물러나자 바로 배신한다. 전임자의 업적을 폄하하고 오히려 잘 못된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 말을 들은 사람도 다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런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을 왜 깨닫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도 결국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있던 직장을 떠나게 되면 갈 곳은 과거에 모르는 체 했던 옛동료를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필연적으로 외나무 다리를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의 수석은 20 여년 전 부하 직원으로 부터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모양이 특별히 아름다운 것은 없지만, 둥근 돌 한복판에 붓글씨로 쓴 듯 선명하게 漢字로 한一字 형상을 하고 있다. 변치 말고 한결 같으라는 가르침을 나에게 주는 것 같아 애장하고 있다. 나는 소주는 처음처럼을 좋아했다. 그 이름이 좋아서다. 처음 처럼 변하지 말자는 그런 뜻으로 받아 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