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6일 일요일

무능, 무책임한 공무원을 고발한다

작년 5월에 송파구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국제협력부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연금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신청서류가 잘못된 것도 모르고 처리기 너무 지연되고 있는 것 같아 미국 당국에 질의해 보았다. 연금 신청은 거절되었다는 짤막한 회신이 왔다.

나의 전임자들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어 전문 변호사(Hudson Consulting, Inc.)를 찾아갔다. 이미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변호사는 구비서류가 잘 못 되었다며
서류를 보완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보완할 서류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발급하는 일종의 증명이므로 우리 동네 고양시 국민연금공단에 필요한 증명서 발급을 요청했다. 담당자가 점심 먹으러 나갔으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대기석에 앉아 공단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직원이 와서 해외송부 서류를 작성할 수가 없으니 송파구에 있는 국제협력부에 가라고 한다. 왜 여기서는 안되느냐고 했더니 여기(일산)서는 그런 영문서류를 작성해 보지 않아서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할 수 없이 송파구로 갈 생각을 하며 집에 돌아와 담당 직원한테 우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담당 여직원은 일산에서 신청하면 되는데 왜 그러냐는 것이다. 그런 서류를 작성해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공단 아무 데서나 하는데 하며 자기가 해줄 테니 종로구 연금공단으로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오라고 한다. 화가 난다. 본인한테만 발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민 등록증을 팩스로 보내주면 발급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점점 더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면 팩스 보내러 밖으로 또 나가란 말이냐. 도대체 무슨 행정이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신들이 서류작성을 잘 못 알려줘 내가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하자, 담당자는 당황하는 소리로 자기가 일산의 고양 국민연금공단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말할 테니 가보라고 한다. 전화기 되거든 확인 전화를 달라고 했더니 조금 후에 담당자 이름을 대면서 "어르신께서 지금 가시면 서류를 발급해 줄 것입니다."라고 했다.

다시 일산 연금공단에 갔다. 나한테 알려준 직원이 자리에 있다. "저는 전명헌입니다. 조금 아까 전화로ㆍㆍㆍ," 하며 자리에 앉으니 주민 등록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하고 자판에 몇 자 두드리니 증명서가 프린터에서 주르륵 빠져나온다.

그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많이 있다. 민원서류 하는데 담당자가 아니면 다른 사람은 못하는 그런 조직이 공기업이다. 철밥통, 신이 내린 직장의 직원들의 일하는 태도와 자질을 다시 한 번 분통 터지게 한다.
업무분장이 극도로 세밀하게 갈라져서 옆 사람이 하는 일이 뭐지 전혀 모른다는 말인가? 일당 백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이 백 사람을 상대한다는 말도 되고,  한 사람이 백가지 일을 한다는 뜻도 된다.

테이블에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반찬 그릇을 나르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거나 뭐가 다른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몇 사람이 갈라서 하는 우리나라 공기업과 관공서 공무원들. 우리나라가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려면 국가 기관과 공기업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