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1일 화요일

Once upon a time 10 <나이제리아 첫인상>

나이지리아의 첫 인상

서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첫 출장에서 맨 처음 도착한 곳은 라고스, 나이지리아의 수도였다. 지금은 천도한 내륙 아부자가 수도이지만. 라고스 출장은 처음 준비 단계부터 불쾌하게 만든 일이있었다. 주한 영국 대사관 소속 영사가 나이지리아 비자발급을 대행해 주는데 신청 접수 창구에 한국인 직원이 담당하고 있었다. 이 직원에 대한 악명은 각 회사의 여권담당자들 사이에 널려져 있었다. 비자 신청한 장본인 나는 영사관 창구를 찾아갔다. 과연 접수 창구 직원은 불친절하기가 소문대로였다. 요즘 같으면 그런 사람은 즉시 인터넷에 올라오고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쫓겨날 텐데.. 어렵게 비자를 합법적으로 받고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에 왔지만, 라고스 공항에서 경험한 이곳 공항 공무원들의 태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 입국수속을 위해 청사안으로 사람들을 따라와 길게 늘어선 줄의 맨 뒤에 붙어 내 차례를 기다린다. 입국 수속에 거쳐야 하는 절차가 유별났다. 방역검사를 거치면 여권을 내밀고 입국 허가를 받는다. 입국허가 스탬프를 받아야 입국이 가능하다. 입국 수속이 끝나면 소지하고 있는 외화를 신고하고 가방을 다 풀어헤치게 하는 세관 검사가 나를 기다린다.

서울 영국 영사관에서 받은 나이지리아 입국비자 스탬프가 선명한 여권을 관리에게 내밀었다. 그는 대뜸 "당신 이 입국 비자로는 입국이 안 돼." 한다. 황당한 소리다. "무슨 소리냐? 나는 정당하게 서울에서 너의 나라 입국허가 비자를 받았다. 그 스탬프 보이지 않느냐?" 라고 따졌다. 그 시꺼먼 나이지리아 이민 입국심사 담당자가 하는 말이 걸작이다. "그동안 법이 바뀌어 그 비자는 효력이 없다." 라고 말하지 않는가? 이런 젠장. 이게 무슨 꼴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나를 도와줄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라는 대로 줄에서 빠져 옆으로  비켜서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잘도 통과한다.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갈 즈음에 "츳!" 하는 혀와 입 천장사이로 바람을 보내 내는 소리가 들려 그 쪽을 보니 내 여권을 가지고 있는 놈이 "유 머쓰 기미 썸싱" 라고 말한다. 기가 막힌다. 아, 요놈이 돈 달라고 하는 모양이다. "유 민 머니?" 하고 물으니 " 예스" 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한다. 참 대담한 놈이다. 주위에 사람들이 있건만 상관하지 않고 대낮에 자기 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한테 돈을 달라는 것이다.

완전히 강도다. 어쩌겠나. 순간 얼마 주지?  하고 생각하다. 지갑을 꺼내 10달러짜리 지폐를 한장 건네 주었다. 이 친구 아무 소리없이 스탬프를 꽝 찍고 연권을 돌려주면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하고 웃는다. 약 오르지? 하는 듯이. 야만인 같으니라구


여기서 좌충 우돌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