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3일 일요일

Once upon a time 15 <서아프리카 시장>

서아프리카 시장

내가 방문했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현대 대리점에 리비아인들이 이민와서 일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제법 높은 자리에 있는 것도 보았다. 리비아 인들은 머리가 좋은 민족인가 보다.

이곳에서 한 가지 엉뚱한 품질 문제로 놀라게 한 것은 어떤 포니를 산 고객이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대리점에서 엔진을 분해하고 보니 20만 킬로미터 넘게 운행하면서 엔진 오일을 단 한번도 보충이나 교환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지배인이 "이렇게 좋은 엔진을 만들면서 도어 핸들은 왜 그 모양으로 만드느냐."라고 물어서 멋쩍게 웃고 말았다.

아프리카 적도지대의 뜨거운 햇볕에 차량 내부의 재질은 고객에게 인도되기도 전에 출고 대기장에서 변질하고 있었다. 자동차 운전석 앞의 대시보드는 태양열에 변형되어 비닐이 가뭄에 논바닥 같이 갈라져 있고, 검은색 의자는 보라색으로 변했다. 천정은 태양 열에 녹아 내려앉고, 시가 라이터의 플러그가 빠지지 않아 과열로 엿가락 같이 늘어 붙은 차도 있었다. 그 당시 최악의 품질 문제는 도어핸들이었다. 밖에서 차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당기면 도어핸들이 맥없이 부러져 버리는 것이다.  나라별 자동차 도어핸들 수요를 조사해 보았더니 판매된 자동차보다 많은 수량의 도어핸들을 수입한 나라도 있었다. 도어핸들 설계변경도 수차례 했지만 끝내 문제는 해결되지 않자, 아예 도어핸들은 배냇 병으로 고치지 못하는 걸로 제쳐 놓았다.

나의 아프리카 출장은 계속 이어진다.  당시 회사에서 진출한 나라들은 아프리카의 중 서부 지역이었다. 1977년 3월 현대자동차에 경력사원 모집에 과장으로 입사해서 일 년 만에 처음 해외출장으로 방문한 국가들은 1976년도 초기에 개척한 나라들이었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면 세네갈, 시에라 레온, 라이베리아, 아이보리 코스트, 가나,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봉이었다. 나이지리아와 라이베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흔적이 유형적으로 남아있다. 도시계획이며 시가지 건축물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보다 아름답다.

1970년대 후반에는 몇 안 되는 나라에 포니를 수출하고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게 오늘의 현대를 만든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때는 도어핸들 하나 개선 못 하여 출장자들이 대리점을 방문할 때마나 호된 불평을 들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품질 문제가 될 수 없는 하치 않은 품목인데도 말이다. 달리 말하면 서아프리카 시장은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품질 시험 시장이었다고 하면 맞는 말일겁니다.

corr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