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0일 목요일

9 나라타(奈良田) 마을로

다이몬자와 산장을 6시10분에 출발, 10시에 나라타 온천지에 도착했다. 질퍽한 비탈길을 네시간 헤멘 끝에 드디어 소형 댐이 있는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이런 소형댐을 만들어 계곡의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발전도 하면서  주위 경관을 해치지 않은 배려가 돋보인다.

 

세 시간 넘게 진흙 길을 걸어 내려 포장 길을 걷는데 나라타까지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정신없이 터벅터벅 내려오는데 저 앞에 집이 보인다. 예약된 온천 식당에 배낭을 풀고 젖은 옷을 햇볕에 말리고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갔다. 35 km나 되는 산행을 마친 기분이 날아 갈 것 같이 좋다.

 

이번 산행을 하는 동안 배울 게 많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35km의 등산로에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는 거의 없었다. 산길에 마주하면 걸음이 빠른 사람한테 길을 양보해 준다. 아는 사람이던 모르는 사람이던 꼭 먼저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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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의 4박 5일간의 일본 남알프스 기타다케 트레킹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Once upon a time 41<불운한 레지날도>

사실, 현지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당시까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종을 보면 미국 빅 쓰리, 독일의 폭스바겐 등 현지 조립 생산되는 차종은 이미 본국에서는 능질도 좋지 않아 현지 소비자들의 불만은 자연스런 일이었다.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를 보고, 우리 나름대로 자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차가 훨씬 나아보였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리점 교체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페이스리프트되는 액센트가 제때 개발만 되었어도 브라질의 두번째 대리점이 엄청난 빚을 지고 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현대자동차도 브라질 시장에서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읺았을 것이다.


브라질의 두번째 대리점의 오우너 이름은 레지날도 레지노였다. 얼굴 가득 덥수룩한 수염은 호남형이면서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었다.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본사에서 지연되는 브라질 사양 개발과 이에 따른 선적지연으로 현대자동차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만도 한데 현대자동차에는 그냥 선적이 빨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인내하고 있었다. 그 엄청난 자금난을 혼자 감당하면서 고통을 홀로 삭인 것은 도량이 큰 것인지 바보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만약에 이런 일이 미국의 사업자와 벌여졌다면 현대자동차는 엄청난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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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40<수입관세는 하루 아침에>


이때는 현대자동차가 엑셀의 후속 차종으로 액센트(Accent)를 개발하여 수출을 시작하였을 때였다. 새로 대리점 선정 과정이 끝나 레지날도 레지노가 현대차로 지정되었다. 대리점이 약속한 사업 계획대로 초기 생산 오더를 접수하여 울산공장에 생산 의뢰를 위해 스펙을 점검하는 순간에 본사 마케팅 담당자가 브라질 사양 개발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 브라질 사양이 개발되지 않은 것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 동안 브라질 첫번째 대리점의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결과로 엑셀이 단종 (페이스 아웃-Phase out)되는 단계에서 브라질 특유 사양의 잔여 부품 재고를 처리하지 못하고 해외영업본부에서 골머리를 앓았던 일이 있었다. 이 때문이였는지 아예 신 차종 액센트의 브라질 사양 개발은 제외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러 놓은 것이다.

 

브라질 사양이라는 것은 브라질이 엄청난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있어 여기서 수확한 사탕수수에서 채취한 알콜을 휘발류에 첨가하는 브라질 특유의 대체 원료인 것이다. 이 때문에 알콜 함량이 많은 연료로 파이프라인이 부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내산성을 강화한 파이프등 연료계통 부품의 재질은 일반 사양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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