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5일 수요일

이런 희망

나는 이렇게 늙고 싶다


눈이 침침하여 잘 안 보이고
귀가 멀어 가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겠고
걸음걸이가  어눌해 지겠지만
나는 추하게 늙는 것은 두렵다.

세상을 원망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
욕심을 버리긴 커녕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 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또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그런 노인이 될까 정말 두렵다.

나는 정말 멋지게 늙고 싶다.
육체적으론 늙었지만 정신적으론
복학한 대학생 정도로 살고 싶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생기고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으로 넘치는 자애로운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대하고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즐겁게 사는 부지런한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늘 어떤 도움을
어떤방식으로 줄까 고민하는 노인이 되고 싶다.

어른대접 안한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대접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그런 근사한 노인이 돠고 싶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눈감을 시간도 없다는 불평을 하면서,
하도 오라는 데가 많아 집사람과 수시로 행방불명이 되는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고
부러워할 수 있게 멋지게 늙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나 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는 세상으로 가고 싶다.

나는 늙은 것이 두렵지 않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 이렇게 늙고 싶은데...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작성자 백두산

자주 찾아가는 트레킹 카페에서 하도 좋을 글이 눈에 띄어 그냥 가지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