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5일 금요일

미국 자동차 노조는 변하는데

"미국 자동차노조 '고용보장 포기할테니 살려만주오'" 이는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 미국 자동차 노조에 대한 기사의 제목이다. "계속 일자리를 갖는 것이 자동차 회사들이 부도 나는 것보다 낫다." 론 게텔핑거(Ron Gettelfinger) 미 자동차 노조(UAW)위원장의 말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직장을 투쟁의 장으로만 일 삼아왔던 이들이 이제 절박해진 회사에 제시한 양보안은 Jobs bank (실직해도 UAW 노조원이면 급여의 95%를 일정기간 지급하는) 잠정중단, 은퇴자 건강보험기금의 납입 유예, 근로자의 의료 복지 혜택 규모의 축소 논의, 고임금 근로자의 저임금 근로자로의 교체 방안과 임금 삭감 협상등이었다.

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노조의 고질적인 파업과 행패를 생각해 보게된다. 상식적으로  노동조합은 사업체의 노동자들이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를 상대로 그들의 정당한 임금과 복리 후생에 관한 협의 단체로써 노조에 가입한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단체 쯤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그 속을 보면 전혀 다르다. 극단적인 집단 이기주의로 전체 조합원의 이익 보호를 위한 협의단체가 아닌 나만의 이익을 위한 투쟁 단체이다. 전환 배치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복수의 차종이 있을 때 차종마다 상황에 따라 수요의 변동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차종은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해도 공급이 달리고, 어떤 차종은 수요가 없어 생산라인을 세워야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라인간 생산능력을 조절을 위해 작업자를 이동 배치해야 한다. 이것이 노조 자신을 돕고 동료를 위하고 자기직장을 돕는 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 일거리를 빼앗길 수 없다는 각박한 단위 조합원간의 극단적인 이기주의 때문에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어도 그래서 동료의 작업수당이 없어져도 내 알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설사 작업시간이 부족해서 특근을 해야 할 경우에는 굳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야간으로 하면 세배쯤 정상 근무수당 보다 많이 받게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1987년 노동조합 설립이 법적으로 허용되고 노조활동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요구사항은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회사의 경쟁력은 지난 20년간  뒤걸음을 쳐왔다. 사용자의 경영쇄신, 생산기술 혁신으로 잃어가는 생산성을 회복하여 왔지만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공장의 생산성은 일본 자동차회사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미국 빅3 의 전철을 밞아왔다.

우리는 미국 UAW의 변하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 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변해야 한다. 지난 20년과 같은 노동조합의 의식은 그들의 직장을 갉아 먹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직장은 없어질 수 밖에 없다.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 오늘 방송 뉴스에 기아자동차 노조가 작업장 전황 배치를 사측과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노조와 사측이 모두 변해야 한다. 사측도 미국의 언론으로 부터 원칙없는 인재관리라고 힐난하게 비판하는 소리를 더 이상 안들었으면 좋겠다.
도요다 미국 법인의 인재관리는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과연 일류회사는 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능력있고 경험있는 인재를 아끼는 그런 회사만이 이룰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