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7일 수요일

Once upon a time 23 <그리스의 변화>

15년 후의 그리스

그리스를 다시 방문한 것은 첫 방문 이후 15년 만이었다. 나는 임원으로 승진, 미국 현지 법인 수석 부사장으로 4 년 동안 주재 근무하고 본사로 귀임해 해외영업본부 상용차 수출을 맡았다. 상용차 수출 방안을 찾고자 해외시장 조사차 몇나라를 출장 방문했는데 그리스도 그중 하나였다.
15년 만에 다시 본 아테네는 많이 변해 있었다. 놀랐다. 이때만 해도 그리스가 유럽연합에 가입하기 전이었다

15년 전에 내가 방문했던 대리점은 실적 부진으로 이미 퇴출되었고, 새로 지정된 대리점은 시설면에서 손색이 없어보였다. 그전에는 초라하기만 한 우리 대리점 쇼룸을 보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놓은 경쟁사를 부러워했었다. 이제 우리 현대 쇼룸도 규모나 전시장이 많이 개선되었다. 사업 규모도 15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신장해 있었다. 새로 지정된 대리점은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다.

지난 4 년 동안 나는 미국에 주재원으로 나가 있었고 그리스 대리점은 미국에 올 일이 없으니 만날 기회가 없었다. 사장은 우리 일행한테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자기 사무실로 들어가버린다. 본사에서 출장 온 임원한테 대하는 프로토컬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회의에도 본사에서 출장나온 중역의 카운터 파트로 참석하는 게 예의다. 정식 업무회의를 시작하는데 참석하지 않는다. 우리한테 대리점 현황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려고 한다. 브리핑 준비하는 마케팅담당 부사장한테 "사장 어디 계신가요? 왜 회의에 안 들어 오시지요? " 라고 물어보았다. "다른 일이 있어 지금 사장실에 계시는데 참석하기가 좀...." 라고 대답하자 나는 바로 "들어오시라고 하세요."라고 잘라 말했다. 분위기는 어색했지만, 그는 바로 나가 사장을 모시고 들어왔다.

회의는 이어졌다. 나는 우리의 출장목적을 설명하고 상용차 수출 가능성 조사를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물론 본사에서 떠나기 전에 이런 것은 사정 연락이 다 되었지만, 직접 설명을 해주었다. 당시 본사 해외영업본부에는 유럽 당당 임원이 있었고 대리점은 통상 이 담당 임원의 팀 멤버와 업무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갑자기 다른 임원이 방문한 것에 대리점 사장은 좀 당황했거나 불편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반응을 보였다. 어떤 불길한 예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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