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중에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1994년 멕시코에 출장 간 일이 있었다. 출장 목적은 멕시코에 현지에 생산 공장 건립 투자 타당성 조사였다. 본부장을 필두로 중역과 담당 간부사원 여러 명 동행하였다. 우리나라 산자부와 같은 중앙정부를 방문하여 고위급 공무원들과 면담을 하는 동안 이 나라 공무원으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공무원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여기서 얘기는 내가 손에 쥐고 있는 소지품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한 순간에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일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올랐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멕시코시티 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날 따라 왜 그리 사람들이 많았다. 카운터 앞에는 수십 명이 몰려 있었다. 나중에 알아차린 것이지만 그들이 모두 다 탑승수속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소매치기와 바람잡이들이 탑승 수속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빼려고 몰려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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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사람은 카운터에 나와 다른 몇사람은 카트에 올려놓은 짐을 보기 위해 멀찌감치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멕시코 공항 탑승수속 카운터 앞의 질서는 아주 엉망이었다. 줄도 서지 않고 서로 옆으로 밀고 밀리면서 항공사 직원한테 서로 내가 먼저라고 비행기표를 들이밀고 있었다. 그런 가운에 우리 일행 중 한 명은 서류가방을 가슴에 끼고 있으면서 체킨 순서를 밀리지 않으려고 옆 사람한테 밀리면서 순식간에 그 가방이 사라져 버렸다. 가방을 잃어버린 것을 안 순간 그 사람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공항 내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심지어는 화장실 문을 두드려가면서 가방을 찾아다녔지만, 이미 멀리 사라진 가방은 다시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가슴에 안고 있는 가방도 없어진다.
또 한 번은 현대자동차 퀘벡주의 브르몽 공장에서 일을 보고 귀국길에 오른 울산공장 공장장이 토론토에 가려고 몬트릴공항 대기실에서 답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서류가방을 안전하게 무릅 아래에 끼어 놓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브르몽 공장에 주재 근무하는 간부들 너댓명이 배웅하러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 그 때 어떤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유창하지 도 않은 영어로 무엇을 대답할려고 했는지. "뭐라구요?"하고 고개를 그 사람 쪽으로 돌려 물었단다. 그 낮선 사람은 어딘가를 물어 보는데 한국에서 간 사람이 뭐 알리도 없거니와 신경은 끊었어야 하는데, 그 사람한테 필요 이상의 신경을 쓴 게 탈이었다. 이쪽에서 잘 모르겠다고 하자 그냥 고맙다고 하면서 그 사람은 유유히 사라졌다. 그때 비행기를 타고 떠나려던 공장장은 자기 무릅 아래 끼워 넣은 커다란 변호사 서류 가방이 없어진 것을 알아챘다.
to be continued
저도 오래전에 상해에서 노트북가방을 잃어버린 기억이 다시 생각나네요.
답글삭제@Fallen Angel - 2009/06/02 13:12
답글삭제눈 깜짝할 사이지요. 귀중품이 들어있는 것은 귀신같이 알고..
몬트리올에도 가셨었군요 ㅋㅋ
답글삭제브로몽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예전에 몬트리올에 살아서 그런지 갑자기 반갑습니다)
@credo - 2009/08/16 19:00
답글삭제앗. 이제 보았습니다. 네, 브로몽 한골에 공장을 지어 소나타를 생산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