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역진 현지 답사
나를 만나자고 브라질 각지에서 모인 딜러들과 회의를 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사업을 계속할 수가 없어 파산할 지경이므로 대책을 세워달라고 했다. 현지 생산공장을 지어 달라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약속할 수도 없다. 결론없는 회의를 마치고 미안한 마음에 일들을 달래려고 회의에 참석했던 딜러들에게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내가 머물고 있던 호텔은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 있는 막수지 호텔 식당에 딜러들이 모였다. 계속 이어지는 얘기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원망하는 하소연 뿐이였고 이 때문에 분위기도 가라 앉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중 딜러 한 사람은 택시를 타고 호텔로 오는 길에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노상 강도한테 손목에 차고 있던 롤렉스 금장시계를 강탈을 당하고 말았다. 브라질에서는 쌍파울로 같은 대도시에서는 신호대기 중인 차에 탄 사람을 권총으로 위협해서 돈이나 귀중품을 강탈하는 일이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 이유때문에 특히 밤에는 자동차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질주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신호등만 믿고 건널 목을 건너다가는 이런 차에 치어 죽을 수도 있다. 이 딜러는 소득도 없는 회의에 참석했다가 롤렉스 금딱지 시계마저 강탈당한 최악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얘기가 잠시 삼천포로 빠졌다.
본사도 돌아와 현지 사정을 보고하고 몇 주후에 드디어 브라질 방문단이 결성되었다. 회장, 사장, 울산공장 고문, 생산기술 담당 임원, 해외영업본부장등 그야말로 대거 출동이였다.
펼쳐두기..
현지에서의 대리점 레지노의 역활은 훌륭했다. 고위 공무원과의 면담도 잘 진행되었고 지엠과 폭스바겐 공장 방문도 공장 내부를 볼 수 있게 어렌지했다. 파업이 많기로 악명 높은 브라질 공장의 작업자들의
작업태도는 놀랍게도 훌륭했다. 모두 안전모에 보호안경을 끼고 작업에 임하는 태도는 진지해 보였고, 자동화가 많이되어있지 않아 수작업이 많은 공정에서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공장장들도 이들의 작업태도에 만족한다는 말을 듣고는 우리 방문단은 놀랐다. 울산공장 직업자들 같이 작업라인에서 잡지를 읽거나 깔개를 만들어 앉아서 작업하려드는 사람도 볼 수 없었다.
행정수도인 브라질리아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관계 장관들을 만났다. 이들도 현대가 생산공장을 투자하겠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더욱 놀란 것은 지방자치 단체에서도 광활한 부지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접근 도로와 상하수도 전력 공사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펜스도 쳐주고 미화 작업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폭스바겐 공장이 있는 따우바떼에서는 고속도로 변의 평지와 같은 곳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3박 4일동안 이동거리만 대충 4천 킬로미터가 넘었다. 그 근체에는 LG전자가 공장 부지를 따우바떼 지방정부가 제공한 부지에 공장 건설 착공 직전이었다.
그렇게 빡빡한 일정으로 되도록이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면담토록 주선한 효과로 마지막 날 회장께서 드디어 입을 열었다. 브라질에 대한 선입견이 바뀐 것이다. 브라질하면 노동조합의 거센 투쟁과 파업이였지만, 우리나라 같은 극한 투쟁이나 결사 반대 같은 소름끼치는 구호가 없는 애교스런 투쟁 방법이 우리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회장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돌아와 한번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볼만 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시장이다.
to be continued
안녕하세요 mark님~
답글삭제이야기듣고 생각해보니 여행다녀온 친구들이 한말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 밤이 젤 안전하다고.... ^^
@nixxa - 2009/08/06 16:49
답글삭제어린이 성추행범과 여성 납치범같은 흉악범이 있지만, 그런 나라보다는 안전하다고 볼 수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