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일 화요일

2009년 12월에

지난 열한 달동안 하루는 하루 같이, 한 주일이 한 주일 같이 지나는 것 같더니 열한 달을 보내고 12월 마지막 달로 들어서니 지난 열한 달이 쏜살 같이 지났음을 깨닫게 된다. 연초에 올해는 이건 꼭 해야겠다고 계획했던 것을 되돌아 보니 별로 이룬 일이 없음에 허탈한 마음만 가득하다.

 

작년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일이 있다. 잔잔한 영화였다. 제목이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 (Bucket List)였던 거 같다. 백인 백만장자와 가난하지만 성품이 곧은 흑인이 우연히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들은 의사로 부터 죽을 병이 걸린 것을 알게된다. 백만장자 백인은 지금까지 평생 사업을 키우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일만 하고 살았는데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을 싫것하고나 죽자고 같은 입원실에 있는 흑인을 꼬신다.

 

이들은 친구가 되어 하고 싶은 것들을 노란 종이에 죽~ 적어 내려간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자며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다. 죽을 병도 다 잊고 하루하루를 더이상 재미있을 수 없을 정도로 신나게 지낸다.

 

이 영화를 보고 나는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이 뭔가를 노트에 적어 보았다. 대단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이다. 아주 사소한 것들... 뭐 못할 것도 없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다 아직 하고싶은 것을 못하고 있음을 보고 아쉬움을 가슴에 안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생각만 하지 말고 생각했던 것을 지금 시행하라는 강한 메씨지가 가슴을 때린다.

 

이제 2009년의 마지막 달이다. 한 달후면 2010년이다. 서양에서는 새로운 십년(decade)이라고 야단 법석을 떤다. 앞으로의 10년은 나한테는 내 인생을 마무리해야 하는 어느때 보다도 귀한 시간이다. 단 하루도 허비할 수 없는 기간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살고 싶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Bucket List에는 적어 놓았던 것을 다시 열어 생각해 봐야겠다.

댓글 36개:

  1. 앗 저도 죽기 전에 이건 꼭 해야겠다는거 리스트를 좀 적어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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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버켓리스트 저도 꽤 잼있게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파 두 배우가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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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간만에 술 한 잔 거하게 마시고 들어와서 들렀습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생각했던 것을 지금 시행하라는 강한 메씨지가 가슴을 때린다.'

    이 말때문에 흔적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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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내가 처한 지금에서 가장 쉽게 이룰수 있는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직은 적당히 타협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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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은 이야기네요. Bucket list가 그런 내용이었군요. 저는 모건 프리먼을 좋아합니다.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늦기전에 하루하루 ㅏ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사람일이라는게 정말 모르는것이라서리..... 죄송합니다. 주제넘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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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띠용 - 2009/12/02 00:09
    아직 이르지 않아요? 그런 생각하기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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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Fallen Angel - 2009/12/02 00:27
    그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남겨주는 메씨지가 있더군요. 사람들이 일에 쫒겨 평생동안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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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조르바. - 2009/12/02 02:18
    조르바님이야 말로 하고싶은 일을 하시면서 사는 만인이 부러워하는 삶을 사시지요. 안 그러신가요? 저도 좀 더 일찍 세계 명산을 찾아 트레킹하는 기쁨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하지만 이제는 몸이 안따라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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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Raymundus - 2009/12/02 08:49
    항상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살면 삶이 더 알차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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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빨간내복 - 2009/12/02 09:00
    맞아요. 사람일이라는게 정말 모르는 일이니까요. 빨간내복님, 오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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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도 꼭 하나 가슴에 남아있는 아쉬움이 있어요.. 평상시에는 잘 사는 데 가끔씩 너무 아쉬워서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 끝내 못하면 저 세상가는 날 무지 후회하겠다 싶어서 얼마전에 남편한테 비용 조금 타냈어요^^ 그런데 아직 시작을 못했다는... 뭐가 그리 바쁜건지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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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저는 올해가 되서야, 진정으로 제가 원하는걸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자의반 타의반이었지만 결국은 원했던 것이라.. 거부할 수가 없었다죠.

    저도 말씀하신 영화를 보면서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했더랍니다, 나도 저 나이가 되었을때 아쉬움이 남을 거라면.. 지금부터 해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때 해야 스스로에게 더 좋은게 아닌가 하구요. 홀로 시작해 저 우주 끝까지 갈 수 있을까요? ..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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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죽음이라는 단어.......

    몸 아프기전에는 막 사용했고

    몸 아프고 그 느낌이 새롭게 다가오드니

    작년 9월 어머님 돌아가시고는

    이젠 죽음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답니다.

    올해가 가기전...

    여러가지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건강하시길 빌면서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멋진 하루이시길

    또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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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홍천댁이윤영 - 2009/12/02 12:44
    하시고 싶은 것이 뭐든 그것이 죄가 되는 일이 아니면 하세요.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답니다. 젊음은 그냥 후다닥 지나가고 말아요. 후회없이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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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kei - 2009/12/02 14:56
    잘 됐네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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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벌써 올해가 다 지나가는군요.

    하고 싶은건 많은데 다 하지는 못했던것 같네요.

    내일도 경기도쪽에 종주 예정인데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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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영웅전쟁 - 2009/12/02 15:45
    그런 일이 있었군요. 유감입니다.

    죽음은 언제 오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나이 먹으면서 이런 것도 생각하게 되고 남은 인생을 추하지 않게 하고싶은 것 하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더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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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꿈사냥꾼 - 2009/12/02 22:21
    사실 꿈사냥꾼님하고 산행 같이 가자고 부탁하고 싶지만 짐이 될 것이 분명해 나서지 안는답니다. 이런게 다 젊었을때는 부담없이 제의할 수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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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정말, 내 하고 싶은 거..다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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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저의 bucket list에는 무엇이 들어갈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시네요.

    아마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지금 할 수 있으면서도 미루고 있는 일들이

    많이 있겠지요.

    아직도 한 달이 남아 있는 2009년에 그 중 하나라도 시작해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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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자기 아니만큼의 속도로 세월이 간다더니

    빨리 뭔가를...아 세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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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12월이 되니.. 가는 시간을 잡아 두고 싶을 만큼 한해가 너무 빠르게 느껴 집니다.

    죽기전에... 전 무었을 남기고 살아 갈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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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아.. 그 유명한 버킷리스트..

    저도 올해가 이제 한달남은 시점에서 빨리 보고, 저만의 리스트도 만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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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푸른솔™ - 2009/12/03 10:17
    지나가는 세월을 그냥 흘려 보내지 말고 기회를 찾아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면 삶이 더 행복했었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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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풀칠아비 - 2009/12/03 10:57
    젊었을 때야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 하면서 미루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다 문득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깨달을 때는 많이 늦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시간이 있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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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핑구야 날자 - 2009/12/03 12:36
    가속이 붙는 거 같습니다. 해가 바뀌면 세월은 더 빨리 가는 것을 느낍니다. 집안에 아저씨뻘 되는 분이 계신데 지금은 많이 연로하셨습니다. 젊어 理財도 밝아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이 사신 분인데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 "60살에서 70살까지는 세월이 가는 것이 보이던데 70에서 80살 되기까지는 세월이 어떻게 빨리 지나갔는지 모르겠더라" 고 하시더군요. 많은 것을 시사하는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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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드자이너김군 - 2009/12/03 12:57
    그냥 나쁜 일아니면 하고 싶은 것 하시면서 사세요. 여행하고, 운동하고, 등산도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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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달콤시민 - 2009/12/03 15:54
    만드시고 하나하나 직접 해보세요. 삶이 훨씬 행복해지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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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세월이 빨리가는 것으로 느껴지는 저도 그만큼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말이 되나요. 그러니까 마음만 더 급해지는데요.ㅎㅎ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삶인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말씀하신대로 머리 속에만 넣어두지 말고,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네요.

    시간이 더 많이 지나고 난 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적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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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spk - 2009/12/03 23:18
    나중에 후회되지 않도록 하시고 싶은것 즐겨가며 사시는 게 본인을 위해 현명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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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trackback from: 2009년 12월 .....
    제 개인적으로 올해는 ....요근래 몇년 중에 가장 뻑뻑거렸던 해였다고나 할까요... 그냥 제발 좀 빨리 지나가버려라 싶은 것이... 꼭 팔다리가 꽁꽁 묶인 채 숨만 뻐끔뻐끔 쉰다는 느낌으로 넘어왔는데요... 대신 일로 폭주했던 작년과 달리 제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뒤돌아보면 힘들었어도 헛되지 않았을 것이라 스스로 달래면서요.....뭐...누구에게나 늘 그런 시간들은 있으니깐요... 얼마전 마크님의 포스팅을 보면서...제가 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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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BY Bernard Shaw). 덕분에 시간을 소중히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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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mark - 2009/12/02 23:42
    에고 짐이라뇨. 제가 워낙 혼자 다니기 좋아하고 뜬금없이 산행을 하는편이라서 그렇지 가끔은 동행이 있어도 좋죠.

    당장에는 시간맞추기가 힘들것 같고 기회를 만들어서 꼭한번 같이 산행을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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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KONG - 2009/12/04 15:31
    그의 묘비에 그렇게 새겨 있다는데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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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버킷리스트..

    이제껏 영화 보면서 잘 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 영화들은 꽤 있었는데,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잘 죽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영화입니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게, 존메이어가 부른 엔딩곡도 넘 좋았어요.

    그리고 이런 영화에 쥐박이 이야기 하고싶진않지만-_-이명박씨한테 꼭 한번 보라고 권해주고 싶더라구요. 후후 --;;



    2009년 12월 마지막 달이네요..

    처음처럼.. 그 마음은 어쩌면 변해버렸는 지도 모르지만, 얻은 것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날씨가 많이 춥고 바람이 부네요. 더 추워지겠지요?

    그래도 마음만은 따스하고 푸근한 1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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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클리티에 - 2009/12/08 19:19
    인기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의 소원이 가사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이였듯이, 평생 일에 파묻혀 살다 문득 가는 세월에 죽기전에 이것만은 꼭 하고싶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 이 영화의 메씨지는 자신만을 위한 자유도 경험해 보라는...

    클리티에님, 대통령한테 그런 호칭 쓰는 거 좀 예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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